1960년대 이후부터 모델은 더 이상 옷만 선전하지는 않았다. 모델은 브랜드를 대표하는 것 뿐만 아니라 모델 자체로서 스타였다. 한때는 영화배우가 대중의 선망의 대상이었지만, 지금은 모델이 그 자리를 대신하고 있다. 그렇게 되기까지 초창기의 트위기나 슈림프톤 같은 스타성을 갖춘 모델들이 전설처럼 등장했고, 그때부터 계속해서 모델에 대한 환상과 신화는 만들어지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모델의 시작이 지금처럼 화려했던 것은 아니다.
여기서는 프랑스에서 마느껭(les mannequins)이라고 부르면서 마네킹처럼 의상을 입고 선보인다는 의미로부터 출발한 모델들의 이야기부터 지금의 슈퍼모델까지 간략한 역사를 짚어보았다.

유명한 의상 재단사인 뤼시앙 워드(Lucien Worth)는 몇몇의 젊은 여자를 고용하여 자신의 의상을 입혀 번갈아가며 대중 앞에 세웠는데, 그로 인해 그는 이 새로은 직업의 창시자가 된 셈이었다. 그후 찰스 프레데릭 워드를 중심으로 열린 오뜨꾸뛰르(haute couture : 고급 주문복)는 모델들에게는 쇼의 길을 제시하게 된다. 특히 찰스는 자신의 종업원과 가족들에게 자신이 만든 의상을 입혀서 매상을 올리게 되는데 이 방법은 당시의 꾸드리에(couturier : 드레스 메이커)들에게는 선풍적인 유행을 몰고 왔다.

1902년에 프랑스에서 쓰여진 '어떤 호기심(Une curiosit)'이란 원고에는 마느껭(mannequin)이란 단어가 등장한다. 이 단어가 의미하는 바는 우리가 생각하는 오늘날의 모델이라 할 수 있다. 마느껭이란 마네킹, 즉 옷을 전시하거나 입혀보기 위해 인간 체형을 본떠 만들어 놓은 본을 말하는 것인데, 당시에 이것은 옷치장을 하는 젊은 아가씨를 지칭하는 은어였다. 이 단어는 당시 굉장히 파격적이고 충격적이었다고 한다. 그 이후 이 단어는 거의 초창기 모델들을 일컫는 대명사가 되었다.

미국과 영국의 보그(Vogue)와 하퍼스 바자르(Harper's Bazaar)와 같은 잡지에 사진 모델이 등장한 것은 겨우 세기 전환기의 일이다. 당시에는 배우들과 상류 사교계의 아가씨들만이 유명한 사진사의 스튜디오에서 포즈를 취할 수 있었다고 한다. 무대에 서느라 바쁘지 않거나 사교계 일로 바쁘지 않을 때 말이아. 이 모델들은 종종 오랜 시간동안 경직된 포즈를 유지하라는 요구를 받았다.

위에서도 언급했지만 오뜨 꾸뛰르의 시작은 디자이너의 상류층 고객들을 위해 값비싼 나이트 가운을 입어보는 마느껭에게는 첫 번째 쇼의 길을 열어준 것이엇다. 1920년대부터 코코 샤넬같은 꾸뜨리에(드레스 메이커)들은 언론과 바이어와 개인적인 고객들을 위해 그들의 최신 컬렉션에 어여쁜 상류층 소녀들을 모델로서 기용했다. 이 초기의 쇼 마느껭들은 우아하고 균형잡힌 포즈를 취하는 예절바르고 세련된 이들이었다. 살롱을 우아하게 행진하는 틈틈이 하우스 모델들은 피팅을 위해 필요했다. 모델들은 디자이너의 특별한 치수에 맞춰 피팅해야만 했고, 샘플들을 피팅하고 핀을 꼽고 가봉하는 몇 시간 동안을 기다려야만 앴다.

당시에는 마느껭에 대한 소녀들의 열망은 대단했던 것으로 보인다. 여러 문헌을 통해서 많은 소녀들이 유명한 꾸뜨리에의 마느껭으로 일하기를 원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물론 오늘날의 슈퍼 모델들처럼 명성있고, 대접받는 시기는 아니었지만 여성들이 자신의 미를 드러내기를 원하는 것은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늘 있어왔던 일다.

이후 패션의 중심이 프랑스에서 이탈리아, 미국으로 넘어가면서 마느껭이란 단어보다는 모델이라는 단어가 더욱 널리 쓰여지게 되었다. 또한 꾸뜨리에라는 단어는, 이제는 하나의 브랜드를 갖춘 디자이너들을 의미하고 있다.

이후 모델들은 미의식이 싹트던 세기 전환기부터 시작하여 의상 산업이 발전하고, 사회의 구조가 변하고, 문명의 발전에 따라 질적, 양적으로도 확대 • 발전 되어왔다. 그리하여 이제는 지구상에서 가장 선망받는 직업이 되었다.